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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가입현금지원 [정동칼럼]이제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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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길중 작성일25-06-21 19:34 조회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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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가입현금지원 이재명 정부는 벼랑으로 떨어지기 직전인 한국 경제를 물려받았다. 그러나 한국 경제를 위기로부터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여전히 있다. 보수적 인사를 등용하고 기득권에 영합해야 국민통합이 이뤄진다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 이재명 정부에서 산업 공동화가 가시화되면, 분열과 선동의 악순환을 막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이 대통령은 역사의 오명을 오롯이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 이 대통령이 과연 당면한 위기의 원인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지 의문이고 걱정이다.
이재명 정부는 저성장 극복과 민생 회복이라는 어려운 경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저성장은 한국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던 제조업의 경쟁력 상실에서 비롯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우리의 주력 중화학공업 분야 중저가 상품들을 대체하나 우리는 여전히 고가 상품들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제조업의 ‘샌드위치화’가 일어나고 있다.
고부가가치화로 진화의 단절은 1997년 경제위기 이후 국내 산업의 독과점화가 중간재 산업에서 수요 독점 및 전속적 하청관계로 이어지면서 단가 후려치기와 기술 탈취가 만연해진 결과다. 이런 경제 구조에서 소부장 기업들은 혁신에 대한 유인을 상실했으나, 최종재 원청 사업자는 가격 경쟁력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원·하청 체제에서도 추격을 시작한 중국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2011년부터는 당해내기 어려워진 것이다.
전속적 하청관계에서 단가 후려치기는 대기업과 하청 중소기업 사이에 수익률과 임금 격차를 심화시켰다. 그 결과, 선진국에서 중소기업 노동자의 임금이 대기업 노동자 임금의 80% 수준인데, 한국에선 55% 수준에 불과하다. 나아가 대기업의 경우도 50대 초반 부장 직급에 오른 직원들은 사실상 강제 퇴직당하고, 이후 자영업을 시작하고 4년 정도 버티다 망하고, 50대 중후반부터 노인 빈곤에 빠지기 십상이다. 이른바 좋은 일자리를 제외하고, 대부분 국민들이 저임금이나 빈곤 상태에 있는 것이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중 소비 비중이 70%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60%인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소비 비중이 50%에 불과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경제 구조 개혁 없이 내수 활성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공염불일 뿐이다.
설상가상으로, 환경 규제 강화와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인해 제조업 위기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철강과 석유화학 산업에서 공장 폐쇄와 가동 단축이 이어지고 있는데, 석유화학 공장이 밀집한 여수지역 공장 가동률이 60% 정도로 떨어졌다고 한다. 포스코는 포항 1제강공장에 이어 1선재공장 폐쇄를 결정했으며, 현대제철도 포항 2공장 가동을 무기한 중단했다. 대기업의 공장 폐쇄나 가동 단축은 하청 중소기업의 줄도산과 지역 자영업의 붕괴로 이어진다. 지역 일자리 감소와 경제 침체는 지방소멸을 더욱 가속화한다.
이와 동시에, 미국의 공급망 재편과 관세 정책으로 인해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철강 기업들이 신규 공장을 국내가 아닌 미국에 짓는 일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 창출되어야 할 일자리가 국외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동남권 중화학공업지대를 중심으로 산업 공동화가 일어나고, 미국의 러스트벨트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산업 공동화가 본격화되면 필시 정부는 재정 투입을 확대할 것이고, 이는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를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국은 국가채무 규모가 두 배가 되기 이전에 외환위기와 경제위기를 맞을 것이다. 그러나 1997년 경제위기 때와 달리 신속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1997년 당시에는 외환위기와 은행위기로 시작된 위기였고, 실물 부문 경쟁력 상실 문제는 심각하지 않았다. 또한 2000년대 중국 특수와 같은 국제 무역 환경도 이제는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경제위기 이후에도 장기간 침체에 빠질 개연성이 매우 높다.
송전망 제약과 재생에너지 확보를 고려한 RE100 산업단지의 신속한 조성과 더불어, 경제 구조 개혁만이 산업 공동화와 경제위기를 방지할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 해소를 통해, 시장에 경쟁을 도입하고 독과점 구조를 혁파해야 한다. 그래야만 전속적 하청 구조가 해체되고, 중소기업에서 혁신과 생산성 향상이 일어나고, 중소기업·대기업의 임금 격차가 줄어들고, 새로운 도전 기업과 신성장동력 산업이 출현할 수 있다. 재정 확대는 임시방편일 뿐이다. 지금이 구조적 개혁을 시작할 마지막 기회다.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 때 녹색점퍼 차림으로 법원 유리창 등을 파손했던 남성이 1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번 사건에 가담한 피고인들이 받은 선고 중 가장 높은 형량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5단독 김형석 부장판사는 19일 특수건조물침입, 특수공용물건손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모씨(29)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로 1심 선고를 받은 가담자 11명 중 최고 형량이다. 앞서 검찰은 전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김 부장판사는 “법원 재판 결과가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는 이유로 폭력으로 법원을 공격한 것은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이며 그릇된 애국심의 발로”라고 질책했다.
이어 “전씨가 매일 반성문을 제출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면서도 “피고인에게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전씨는 지난 1월19일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해 서부지법에 침입하고 기물을 파손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경찰 바리케이드 파편 막대기 등으로 법원 당직실 창문을 내리쳐 깨뜨렸다. 이 장면은 한 유튜브 영상에 생중계됐다. 전씨는 소화기로 출입 통제 장치를 내리쳐 파손하고, 경찰에 소화기를 난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법원 공격을 선동하며 판사 사무실이 있는 법원 7층에서 영장 발부 판사를 수색하기도 했다. 범행 후에는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부산까지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서부지법 사태에 가담한 최모씨(66)에게도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최씨는 법원에 침입하고 그 과정에서 경찰관을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오전 서부지법에서는 시위대에 의해 파괴된 통합관제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당시 훼손된 서예 작품 자리에 새 작품도 내걸었다. 행사에 참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피해시설 복구 및 개선에만 현재까지 약 12억원이 소요된 이번 사태를 통해, 법치주의와 그 보루인 사법부에 대한 존중, 구성원들에 대한 신뢰는 처음부터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며 “이번 사태는 보다 성숙한 법치주의로의 도약을 위한 성장통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100살 엄마의 머릿속엔 100년의 기억이 뒤엉켜 있다 어느 순간 아무 기억이나 불쑥 솟구치는 모양이다. 어느 날 아침, 뜬금없이 물었다. “아이, 규갑이는 살았다냐 죽었다냐?”
규갑이가 누군지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게 누구냐고 되물었다.
“규석이 동생이제.”
그제야 기억이 났다. 엄마가 규갑이라 부르는, 전남편의 먼 피붙이를 나는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나에게는 그냥 중학 시절의 집 주인아저씨다.
그 집에서의 기억이 모든 집을 통틀어 가장 비참했다. 그래서 까맣게 잊어버린 모양이다. 주인집과 벽에 지붕을 얹어 간이로 지은 그 집엔 창문도, 화장실도 없었다. 방문을 열면 견고한 벽이 아니라 반투명 비닐로 겨우 바람만 가린 부엌이었다. 그 무렵 나는 장염을 앓았고, 주인집의 현관문은 밤 9시면 잠겼다. 시도 때도 없이 배가 아팠던 나는 별수 없이 부엌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급한 불을 꺼야 했다. 부엌에서 뒷일을 처리해야 하는 서글픔보다 더 서글펐던 건 반투명 비닐 밖으로 어른거리는 주인집 아들 방의 불빛이었다. 하필 그 아이는 나와 나이가 같았다. 그 시간에 담벼락 전망뿐인 창문을 열 리는 만무했지만 나는 그 아이 앞에서 늘 벌거벗은 느낌이었다. 가느다란 기억의 끈을 오랜만에 부여잡은 엄마가 덧붙였다.
“규갑이가 우리헌테 참말로 잘했다. 우리가 하도 쫓게낭게 즈그 집으로 오라드라. 덕분에 거개서 오래 살았제.”
나는 까맣게 모르는 이야기였다. 걸핏하면 형사들이 집으로 찾아오는 통에 서울로 이사 간 뒤 한집에서 오래 살지 못했다. 규갑이 아저씨 집에서만 3년 가까이 살았다. 그게 아저씨의 배려였던 모양이다. 빨갱이를 자기 집에 들이는 게 어찌 쉬웠으랴.
아저씨 집에는 시조카들이 수시로 얹혀살았다. 그 집에는 수세식 변기가 있는 욕실이 있었지만 시조카들은 나처럼 야외 수도를 썼다. 아침에는 밥 지으려는 엄마와 나와 시조카 두엇까지 늘 북적거렸다. 야외 수도를 쓰는 동지여서일까, 시조카들은 나를 예뻐했다. 어린 나이에 출근해야 하는 처지이니 더 급했을 테지만 기꺼이 나를 위해 양보해주었다. 다이얼 비누를 처음 써본 것도 그 언니·오빠들 덕분이었다. 다이얼 비누로 세수를 하면 얼굴에서 뽀드득뽀드득 소리가 났다. 신문물의 감각이라고나 할까?
밤 9시 전, 주인집 화장실에 가면 야외 수돗가에서는 맡을 수 없는 향기가 났다. 남의 변기에 앉은 채 나는 매의 눈으로 비품을 살폈다. 우리 집 수건보다 두 배는 두툼한 듯한 송월타월, 써본 적 없는 아카시아 샴푸, 그때의 나에게는 그런 것들이 나는 가닿을 수 없는 세상의 증표였다. 그런 증표를 나는, 시조카들은, 쓸 수 없었다. 일부러 못 쓰게 한 것도 아닐 텐데 나는 괜스레 아주머니가 원망스러웠다. 시조카들이 한겨울에도 욕실을 놔두고 수돗가에서 씻는 것 역시 아주머니가 눈치를 주었기 때문일 거라 지레짐작했다. 머리 굵은 중학생이랍시고 저런 게 소시민성이려니, 내심 비웃은 적도 있다.
엄마가 규갑이 아저씨 얘기를 꺼낸 날 마침 아저씨 형의 딸, 그러니까 나와 수돗가 동지였던 언니가 찾아왔다. 이만저만 해서 아주머니를 원망했었노라 털어놨더니 언니가 손사래를 쳤다.
“아이가, 짝은어매 참말 좋은 사람이어야. 니도 생각해봐라. 울 아배가 빨갱이로 찍힌 사램인디, 고것만 해도 딱 짤라불고 싶었을 것인디, 우리들 다 받아줬어야. 짝은어매, 몸도 약허디 약허다. 그 몸에 자기 자석 너이에 우리꺼정 월매나 고됐을 것이냐. 긍게 노상 울쌍이긴 했어도 우리헌티 모진 말 한 번 안 했어야. 우리가 알아서 눈치 보고 그런 것이제. 나넌 서이는 고사허고 한나도 안 받는다. 시조카가 뭐라고 내 집서 묵에살릴 것이냐!”
언니 말이 옳다. 내 자식 하나 키우기도 힘들다고 죽는소리 해대는 요즘이다. 자식 넷에 시조카 셋, 멀고 먼 빨갱이 친척인 우리까지, 생각해보면 아주머니가 진짜 부처다. 내 상처만 쓰라려서 지금껏 아주머니 사정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다. 막둥이가 나보다 예닐곱 살 아래였으니 이제 아주머니도 90을 바라보는 할매가 되었겠다. 묵은 원망이 마음을 막아 여태 연락할 생각조차 못하고 살았다. 이제라도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할 것 같다. 주어진 삶이 몸에 부쳐 노상 찌푸리고 있던(어린 나는 우리에 대한 거부로 읽었던) 아주머니가 처음으로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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